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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할아버지 새

by 아드레맘 2021.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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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구는 자폐아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봉구는 학교를 너무 싫어했습니다. 언제부터 인지 친구들도 봉구를 싫어하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봉구는 항상 학교를 떠나고 싶어 했습니다. 그리고 봉구는 버스 타는 걸 너무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버스는 봉구에게 잔소리도 하지 않고 어디든 데려다주는 "달리는 천사" 이기 때문입니다. 학교를 나오는 날엔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거지처럼 손을 쑥 뻗어 차비를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말하고 행동합니다. 봉구는 자폐라는 진단을 받은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가고자 하는 곳에는 누구의 도움 없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학교를 나오면 봉구는 항상 버스를 타고 할머니 집으로 향합니다. 봉구는 이 세상에서 자기 맘을 알아주는 사람은 할아버지 한분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몇해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할머니 집에 가서 할아버지 사진을 보고 오는 게 유일한 낙인 봉구였습니다. 그리고 걷고 또 걸어 몸이 피곤해 잠자리에 들면 할아버지 새가 꿈에 나타나 꼭 안아주면 어떤 순간보다도 봉구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매일 꿈꾸고 싶어요.

봉구는 자폐아였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은 맞벌이셔서 돌봐주시는 이모님이 계셨는데 그 이모님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봉구를 너무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이모님은 봉구가 먹는 음식에 수면제를 타서 먹이곤 했습니다. 부모님이 안 계신 날이면, 봉구는 하루 종일 작은방에 누워 잠만 자야 했습니다. 부모님은 봉구가 5살 이후에도 말을 잘 못하자 검사를 해보고 자폐인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모님이 수면제를 먹인 것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그 당시에 봉구가 잠을 잘 잔다며 좋아하셨습니다. 봉구는 다른 아이들과 다른 부분 때문에 아이들과 친해지기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먼저 싫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학교에서 봉구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친구들은 없었습니다. 봉구는 점심을 먹고 난 후 슬그머니 교실 밖으로 나와 교문을 나섰습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갈 때에도 봉구에게 어디 가냐고 묻는 친구들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교문 밖으로 나온 봉구는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주머니에 돈이 하나도 없었던 봉구는 길 가던 사람들에게 거지처럼 손을 벌려 차비 좀 달라고 구걸하였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봉구에게 오백 원, 천 원씩 쥐여주었고 사탕을 사주는 어른도 있었습니다. 봉구는 버스를 타고 달리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버스를 타면 잔소리하는 어른도 없도 어디든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데려다주기 때문이었습니다. 봉구는 버스를 "달리는 천사" 라고 불렀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유람선이 보였습니다. 봉구는 태어나서 유람선을 한 번도 타보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좌석에서 일어난 봉구는 "유람선이 타고 싶어요!" 라고 소리쳤습니다. 갑자기 소리치는 봉구를 사람들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고 시선이 느껴진 봉구는 다음 정거장에 내렸습니다. 몇 번의 차비를 빌리고, 또 몇 번의 버스를 더 탄 후에 어떤집에 도착했습니다. 바로 할머니 집이였습니다. 봉구는 종종 혼자 버스를 타고 할머니 집으로 오곤 했습니다. 할머니집에 와서 밥을 먹고 할머니 무릎을 베고 잠이 들면 꿈속에 할아버지새가 나타나곤 했습니다. 몇 해전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봉구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해 주는 한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봉구는 할머니 집에 와서 할아버지 사진을 보는 게 유일한 낙이였습니다. 그리고 피곤한 날 잠에 푹 빠지면 커다란 할아버지 새가 나타나 봉구를 꼬옥 안아주시면 너무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이날도 할머니 무릎에서 잠이 든 봉구는 할아버지를 꿈속에서 만난 후 데리러 온 아빠와 함께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가면 엄마는 교회 비디오를 틀어주며 하나님께서 고쳐주실거 라는 말을 하셨지만 봉구는 이 비디오를 빨리 보고 잠자리에 들어 할아버지새를 보고 싶어했습니다. 며칠 후 봉구는 학교에서 소풍을 갔습니다. 하지만 봉구는 도시락을 챙겨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도시락을 같이 먹을 친구가 없기 때문에 엄마한테도 도시락 싸달란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봉구는 소풍 가서도 선생님께 화장실 간다고 하고 버스를 타러 밖에 나왔습니다. 버스를 타고 또 타고 달려 대합실에 도착한 봉구는 갑자기 쏟아지는 졸음에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꿈속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할아버지새를 만났습니다. 너무 힘들다는 봉구를 할아버지새는 꼬옥 안아주며 지켜주겠노라 약속했습니다. 그렇게 꿈속에서 할아버지새를 만난 봉구는 춥고 배고픈 몸을 이끌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 앞에서는 엄마가 기다리고 있었고 봉구 손을 잡고 교회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에 간 엄마와 봉구는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엄마는 하나님께서 봉구를 고쳐주실 거라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봉구는 빨리 이 기도가 끝나고 집에 가 할아버지새를 만나기 위해 잠이 들고 싶었습니다.

봉구를 보는 엄마의 시선

이 책은 오롯이 봉구의 시선으로 만든 동화책입니다.  봉구의 시선으로 본 엄마는 봉구의 마음은 전혀 몰라준 채 매일 집에 오면 교회 비디오를 틀어 주고 기도하라고 하며, 하나님만이 봉구를 고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빠는 봉구를 보면 한숨을 크게 쉽니다. 봉구는 엄마 아빠는 내 맘을 몰라준다고 생각합니다. 엄마의 시선으로 본 봉구는 아픈 아이입니다. 엄마는 봉구가 어렸을 때 일을 하고 있어 도우미 아주머니를 고용했는데 그 아주머니가 봉구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엄청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을 겁니다. 조금 일찍 알아차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거 같습니다. 아이를 내 손으로 키우지 못해 아이의 자폐도 너무 늦게 알아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을 거 같습니다. 봉구의 시선에서는 엄마가 자기 맘을 몰라준다 생각했겠지만 엄마는 매일 학교에서 혼자 나와 버스를 타는 봉구 때문에 불안감이 엄청났을 거 같습니다. 봉구가 혼자 나가 길을 잃어버리거나 사고가 나는 건 아닐지 하는 불안감에 하루하루가 피가 말랐을 거 같습니다. 대합실에서 늦게 온 봉구를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엄마 마음은 찢어지고 심장이 너무 아팠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엄마는 의학적으로 기댈 부분이 없으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께 기도를 드리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엄마가 틀어주는 비디오에 잠이 와 빨리 잠들고 싶은 봉구와 그와 다른 마음으로 엄마는 하루하루 봉구가 다른 아이와 같은 아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비디오를 틀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 책을 보며 아이를 키우는 저는 봉구의 마음보다는 엄마의 마음에 더 공감이 갔습니다. 아픈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갈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엄마는 내가 아이를 위해 대신 아팠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들었을 거고 나 때문에 아이가 아픈 건 아닐 까 하는 자책도 많이 할 거라 생각합니다.  엄마의 마음을 봉구가 다 이해할 수 없듯이 봉구의 마음도 엄마가 다 이해하지는 못했을 거 같습니다. 조금은 봉구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시간도 가져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이 책을 보며 내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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